경제 이야기 / / 2024. 1. 22. 21:34

왜 이차전지는 다시 지고, 반도체주 반등할까 - LG엔솔부터 에스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TSMC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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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주가 일년 만에 주저앉고 있습니다. 작년 한때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가 한참 뜨거웠는데요. 작년의 열기가 무섭게 올해로 들어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 즉 이차전지주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배터리 양극재 글로벌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도 반년 사이 반토막이 났죠. 

📌 양극재란?
이차전지를 이루는 4가지 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하나로, 양극재는 배터리의 (+)극, 즉 양극을 이루는 소재를 말하며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리튬소스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으로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합니다.양극재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의 종류도 달라지며, 현재는 양극재로 리튬이 사용된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이차전지) 하락에는 리튬 가격 하락이 있다.


 

한때는 '하얀석유'라고 불리었던 리튬 가격이 무려 80%나 하락했습니다.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리튬 가격은 1kg당 86.5위안으로, 1년 전 대비 80% 넘게 하락했는데요. 원래 탄산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의 핵심 원재료로 전기차 사업이 한창 주목받고 있던 2021년부터 약 2년 동안 10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시 3년 전 가격으로 내려갔는데요.

 

 

이렇게 리튬 가격이 하락한 데에는 전기차 사업의 부진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리튬처럼, 이차전지주처럼 주목 받았던 게 전기차 사업이었는데요. 글로벌적으로 전기차 업황이 둔화되면서 리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죠.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기도 얼어붙자 비교적 비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원래는 2021년에 성장률이 100%를 기록했던 전기차 사업이 올해는 20% 초중반을 맴도는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northvolt사가 나트륨 이온배터리 소식과 함께 공개한 이미지

 

결국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리튬 가격이 떨어진 것인데요. 이렇게 리튬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결국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고 가격도 낮아진 것입니다. 리튬 생산량은 2030년 약 330만톤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정작 수요는 약 235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트륨이온배터리까지 대체재로 등장하면서 2035년에는 리튬 수요가 100만톤도 안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충방전 과정에서 이동하는 것이 나트륨 이온인 게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나트륨도 리튬처럼 이온화 시 전자 1개를 잃1가 이온형태로 존재하며 주기율표 특성상 리튬과 성질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충전 시 양극의 나트륨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 시 음극의 나트륨이 양극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단적으로 얘기하면 장점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고,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것에 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주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럼, 리튬 가격 하락과 양극재 기업의 주가 하락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보통 양극재 기업은 원자재에 해당하는 리튬을 몇 달전에 미리 사둡니다. 중요한 점은 양극재 사업의 경우 리튬 가격이 양극재 원가의 40%나 차지한다는 점이죠. 그래서 리튬 가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튬이 싸지면 결국 양극재도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데요. 양극재 기업 입장에서는 더 비싼 시기에 리튬을 사두었기 때문에 양극재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 손해가 오기까지 남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벌써 이차전지 기업의 손해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양극재 업체 중하나인 엘앤에프는 벌써 작년 4분기  2,8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기업이 실적 발표를 할 때에는 쌓아둔 원자재 가격과 제품의 현재 시장 가격을 비교해 손실을 따지는데요. 이 적자만해도 엘앤에프는 2,500억원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이는 엘엔에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주식 시장에 들어가보셨으면 알겠지만, 포스코퓨처엠 주가가 흔들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보다 42%나 낮았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실적이 나오지 않아도,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산업 내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10 지수가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13.21% 하락했으니까요.

 

결국 현재는 리튬 가격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내재화, 재고를 줄이는 비상 경영 방안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고를 줄이기 위해 에코프로비엠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구요. 리튬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가 제련하는 리튬을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고 해요. LG화학은 국내 기업 최초로 북미산 리튬을 확보하고 중국 리튬 공급사 톈치리튬의 지분 8.7%를 취득했습니다.

 

반도체는 반짝 뜰 것인가, 성장할 것인가


 

이런 이차전지주와 달리 반도체 관련주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가 작년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 연관이 있는데요. TSMC의 작년 4분기 매출이 6,255억 3,000만 대만달러로 시장 예상치(6,183억 1,000만 대만달러)를  월등히 뛰어넘었습니다. 게다가 TSMC는 올해 매출이 최대 25%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는데요. 이에 반도체 산업이 그간의 침체를 벗어나 반등을 시작했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죠.

📌 파운드리란?
반도체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를 지칭합니다. 집적 회로(칩셋) 등의 장치가 제조되는 공장입니다.

 

TSMC는 단순히 매출만 오른 게 아닙니다. 순이익 역시 전 분기보다 13.1% 올랐고, 41.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자사 예측치인 가이던스(39.5~41.5%)와 시장 예측치인 컨센서스(39.4%)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TSMC가 이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5nm(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의 성과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선단 3나노 공정은 양산을 시작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3나노 공정은 작년에 공개된 아이폰 15의 반도체 집에 적용되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TSMC의 이런 호실적에 힘입어 애플과 함께 TSMC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88% 상승한 571.0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19일 삼성전자가 4.18% 급등한 7만 4,700원, SK하이닉스가 3.74% 오른 14만 1,300원에 장을 마감했죠. 이는 국내외 주요 반도체 회사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날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이 1,650억 달러(약 220조 9천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죠. TSMC 호실적에 투자 심리도 회복되고, 하락했던 만큼 주가 반등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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